책/권하는 책 책읽는정오 2018. 5. 15. 07:30
「본래 그 자리」 멍든 인간이 위로받는 모습 하얀색 펜으로 서평을 쓰고 싶었다. 「본래 그 자리」의 새하얗고 점점이 박힌 검은 글자 표지는 '말갛다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책의 내용을 무척 잘 나타낸다. 이 책에 담긴 인생은, 쉽게 물드는 연약한 인간이 검게 얼룩지는 모습이다. 태어나면서 어쩔 도리없이 상처 받기 시작하는 인간은 그나마 남은 일종의 청순함으로 살만한 희망을 준다. 맹난자 작가의 담백하면서도 묵직한 백설기 같은 글이 희망의 여운을 늠긴다. 과연 '산문의 거장'이라 불릴 만하다. 맹난자 작가가 삶을 걷다가 마주친 책들과 작가들의 모습이 마치 앙꼬처럼 들어가 있어 책은 밋밋하지 하다. 먼저 한 톨 묻어 있는 않고 정갈하게 다듬어진 글은, 덧붙여진 치장 하나 없이 민낯임에도 반들반들 윤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