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권하는 책 책읽는정오 2018. 5. 22. 12:04
영혼이 삶을 지나가며 겪는 아픔 한강이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받은 일은 여러 큰 의미가 있었다. 우리나라 소설가도 3대 문학상(매체에서 일방적으로 붙인 타이틀이긴 하지만)을 받을 정도로 성장했다, 라는 의미. 한강 개인에게는 언제나 그림자처럼 따라다닐 수밖에 없었던 '소설가 한승원의 딸, 한강'이라는 수식을 이젠 '소설가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으로 바꿔버렸다는 의미. 이렇게 소설가로 이름을 알린 한강인데, 한강은 원래 소설로 등단하기 이전에 시로 먼저 등단을 했던 작가다. 시로 등단한 후 20년이 지난 지금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왔던 시를 묶어 낸 시집이 바로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이 책이다. 그녀가 20여 년 동안 써왔던 소설과 마찬가지로 이 시집 역시 영혼이 서려있다. 날카로운 날..
글/하루 한 구절 책읽는정오 2018. 3. 10. 08:00
어제 노트북을 켜고 '사람'을 입혁하려다 실수로 '삶'을 쳤다. 그러고 보니 '사람'에서 슬며시 받침을 바꾸면 '사랑'이 되고 '사람'에서 은밀하게 모음을 빼면 '삶'이 된다. 몇몇 언어학자는 사람, 사랑, 삶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같은 본류를 만나게 된다고 주장한다. 세 단어 모두 하나의 어원에서 파생했다는 것이다. 세 단어가 닮아서일까. 사랑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사랑이 끼어들지 않는 삶도 없는 듯하다. '사랑이란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중에서 언어의 온도 - 이기주 지음/말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