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서평 책읽는정오 2019. 4. 16. 09:29
어리고 탁월한, 그리고 잔혹한 재능 사회가 재능을 닫아버리는 경우는 어떤 게 있을까. 엄마를 씹어 먹고 구워 먹는다는 등 잔혹한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됐던 '학원가기 싫은 날'을 보고 어린 작가의 출중한 재능이 눈을 감아 버릴까봐 걱정됐다. 「솔로강아지」는 초판에 담겼던 '학원가기 싫은 날'을 빼고 다른 시 아홉 편을 대신 채워 내놓은 개정판이다. 나는 대학에서 시를 배우며 누군가에게 '시'와 '시가 아닌 것'을 구분하는 방법을 몸에 익혔다. 시인의 표현을 더 깊이, 많이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느끼게 됐다. 이 어린 작가는 이미 '시'의 모습을 완전히 갖추고 있었다. 다른 시인과 다른 점을 찾자면 표현하는 소재뿐이었다. 이순영 작가는 나이에 걸맞은 일상적인 소재를 언어로 훌륭히 표현해내는, 다 큰 시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