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무엇인가」인간의 다양한 얼굴
- 글/하루 한 구절
- 2018. 1. 15. 08:00
「나란 무엇인가」인간의 다양한 얼굴
우리는 지금까지 인간에게는 핵심이 되는 개성이 있으며, 그것을 오픈해서 살아가는 것이 성실한 삶의 태도라고 굳게 믿어왔다. 여러 해 동안 누군가를 사귀면, 우리는 그 사람의 본질을 훤히 아는 듯한 기분이 든다. 분할 불가능한, 개인 대 개인 관계의 모델이다. 그러다 보니 그 사람이 나 이외의 사람을 전혀 다른 얼굴로 대하는 것을 알게 되면, 배신당한 기분이 든다. '저 녀석이 저런 성격을 감추고 있었어!?', '저것이 저 녀석의 숨겨진 얼굴이었단 말인가!?' 라고.
그러나 우리는 신이 아니다. 나와 친한 사람이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갖고 있는 모든 얼굴을 알 수는 없다. 개인이 '나뉠 수 없는' 이유는 애당초 그리스도교의 신이 일자一者였기 때문이다. 전지전능한 유일신과 마주하려면 개인 또한 하나뿐이어야 했다.
그러나 인간관계는 다종다양하다. 나에게 일절 감추는 게 없어야 한다. 당신의 모든 것을 나에게 드러내라는 요구는 오만이다. 그것은 상대에게 신이 되려고 하는 거나 다름없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나에 대한 상대의 분인일 뿐이다. 그것이 드러날 때 상대의 다른 분인들은 가려져버린다. 분할되지 않은, 온전한 개인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 | 나란 무엇인가 - ![]()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21세기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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