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돕는다는 것 - 찰스 부코스키
- 글/시(詩)기적절
- 2018. 2. 21. 22:18
노인을 돕는다는 것
찰스 부코스키
오늘 은행에서 줄을 섰을 때
내 앞에 서 있던 영감님이
안경을 떨어뜨렸다 (다행히
안경은 안경집 안에 있었다)
영감님이 몸을 숙이는데
하도 힘들어 보이길래
말했다,
"잠깐만요, 제가 주워 드리죠……"
하지만 내가 안경을 주웠을 때
영감님은 지팡이를 떨어뜨렸다.
반들반들 윤이 나는 까맣고 아름다운
지팡이.
나는 안경을 돌려주고는
지팡이를 주워
건네면서
영감님을 안심시켰다.
영감님은 아무 말 없이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돌아서서
앞으로 갔다.
나는 그의 뒤에 서서 기다렸다
내 차례가 오기를.
![]() |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 ![]() 찰스 부코스키 지음, 황소연 옮김/민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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