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가을, 고독과 사색을 채워줄 영화 5선

 다가오는 가을, 고독과 사색을 채워줄 영화 5



 어느덧 날이 쌀쌀해져 외투를 주섬주섬 챙기다보면 유독 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드디어 가을이 오는 듯 느껴집니다.

 요즘 가을과 겨울의 경계가 모호해져 올해도 말이 살찌고 하늘이 높은 계절을 오롯이 즐기지 못할까 걱정입니다.

 그래서, 짧은 가을이나마 우리에게 고독과 사색을 충분하게 챙겨 줄 영화를 한번 모아봤는데요. 

 긴 연휴가 끝나고 버티기 힘든 일상이 다시 찾아왔지만, 잠깐 틈을 내 이런 영화들로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떤가요?



 l 캐스트 어웨이

2001. 02. 03. 개봉

감독 : 로버트 저메키스

주연 : 톰 행크스, 헬렌 헌트


 시간에 얽매인 삶을 살아가던 척 놀란드(톰 행크스)는 어느 날, 전용 비행기를 타고 가다 외딴 무인도에 추락하게 됩니다. 

 누구보다 바쁜 삶을 살아가다 졸지에 혼자만의 시간에 갇혀버린 주인공.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마음으로 그 긴긴 시간을 버티며 무인도에 적응하는 모습을 그린 영화입니다.

 톰 행크스의 실감나는 연기가 무척 돋보이고, 배구공에 얼굴을 그려 넣어 의인화한 '윌슨'이 무척 화제가 되기도 한 

 작품이죠.

 '혼자가 됐을 때' 라는 상상에 몰입하기 좋고, 1500일의 시간을 혼자 보낸 후에 기다리는 쓸쓸한 결말 역시 가을에 사색하기 좋은 소재입니다.




 l 그레이티스트

2011. 01. 06. 개봉

감독: 샤나 페스트

주연: 캐리 멀리건, 수잔 서랜든, 피어스 브로스넌, 아론 테일러-존슨



 젊은 남녀의 수줍고 설렌 사랑 이야기가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불행이 찾아오죠.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연인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남자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게됩니다.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그의 부모를 찾아가게 되고 부모는 여자에게서 아들의 흔적을 볼 때마다 괴로워합니다. 

 이 여자만 만나지 않았더라면, 둘이 같이  놀러가지만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죠. 

 영화는 이렇게 잃어버린 것에 아파하고 다른 소중한 것으로 채우는 가을의 고독과 닮아있습니다. 

 영화 중간 살짝 지루한 부분을 견뎌낸다면 만족할만한 감동을 얻고, 여자 역할을 한 캐리 멀리건의 사랑에 빠진 여자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도 감상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또한 영화 OST 중 The Wood Brother의 'Lovin' Arms'는 영화의 분위기와 꼭 어울리며 가을에 듣기에 무척 좋은 곡이라 

 '강추'해드리고 싶네요




 l 어나더어스

감독: 마이크 차힐

주연 : 윌리엄 매포더, 브리트 말링


 이 영화는 지구와 똑같은 행성이 있다는 판타지적인 설정을 갖고 죄책감이라는 고독과 마주하는 전혀 판타지스럽지 않은

 전개가 이어집니다. 지구와 100% 같은 행성이 발견됐다는 믿기 힘든 뉴스가 라디오로 전해지는 순간 로다(브리트 말링)는 

 그만 교통사고를 내고 맙니다. 사고는 한 가족의 남편을 제외한 모두를 죽음으로 몰고가는 비극이 됐죠. 

 인생이 송두리째 변한 로다는 출소 후 사고를 당한 남편에게 찾아가 용서를 구하려 하지만, 남편은 로다를 알아보지 못

 하고 로다는 차마 가해자임을 밝히지 못합니다. 그리고 천천히, 정성스레 본인의 행동에 대한 죄값을 쓸어담습니다. 

 한편 '또 다른 나'가 있다는 제2의 지구에 관심을 갖게 되고 사고를 내지 않은 '나'를 보기 위해 제2의 지구를 여행하는 프로젝트에 신청하게 되는데요. 

 '어나더어스'는 제2의 지구라는 흥미진진한 상상력과 홀로 마주해야만 하는 죄값이라는 생각거리를 주는 훌륭한 영화입니다. 

 남편과 로다 사이의 기묘한 기류, 그녀가 프로젝트를 신청한 편지에서 보이는 진실성은 또 다른 볼거리죠. 

 올 가을에는 또 다른 삶을 살아 온 '나'를 생각하며 지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l 네버 렛미고

2011. 04. 07. 개봉

감독: 마크 로마넥

주연: 캐리 멀리건, 키이라 나이틀리, 앤드류 가필드


 올해 영예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끊임없이 

 논쟁거리로 떠오르는 '클론', 즉 '복제인간'에 관한 내용입니다. 격리된 세계에서 특별한 목적으로 관리 받는 학생들 중 캐시(캐리 멀리건), 루스(키이라 나이틀리), 토미(앤드류 가필드)의 우정과 갈등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복제인간이라는 소재에 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도 소설의 문장을 그대로 옮긴 듯 쓸쓸한 정서가 깊게 베어가을과 딱 어울리는 분위기를 냅니다. 

 또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만큼 무척 탄탄한 시나리오를

 자랑해, 가을을 책임질 단 하나의 영화로 손색이 없습니다. 

 



 ㅣ 그녀

2014. 05. 22. 개봉

감독: 스파이크 존즈

주연 : 호아킨 피닉스, 스칼렛 요한슨, 루니 마라, 에이미 아담스, 올리비아 와일드



 영화를 보다보면 '참 별별 영화가 다 나온다'라는 생각을 자주합니다만, 하다하다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영화가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그녀'는 이런 독특한 상상력에서 시작해 인간의 외로움을 끈질기게 부여잡는 여운을 남기며 끝나는 영화입니다.

 컴퓨터 기술이 발달되고 점점 더 외로워지는 인간의 모습을 아주 잘 담아냈는데요. 이는 사랑하는 연인이나 가족보다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더 긴 현대인의 모습을 잘 반영하기도 합니다.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설정이 다소 황당하기는 하지만, 의외로 영화의 완성도와 시나리오가 무척 탄탄해 많은이의 찬사를 받은 작품입니다. 

 게다가 인공지능 운영체제의 목소리 역할을 맡은 배우가 '스칼렛 요한슨'이니 사랑에 빠지는 일이 아주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네요. 외로움이 뼛속 깊이 사무치는 가을에 외로움의 근원과 실체를 들여다 보는 좋은  화입니다.  




 이렇게 가을과 어울리는 영화 다섯 편을 만나봤는데요. 어떤가요? 마음에 드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월급통장처럼 스치듯 지나가는 가을이지만, 이와 같이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나는 영화와 함께라면 보다 즐거운 가을을 맞이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여러분 모두 사색으로 살찌고 고독으로 하늘을 깊게 바라보는 가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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