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란 것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후와후와」- 무라카미 하루키




후와후와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비채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은

 넓은 목욕탕처럼 정적이 흐르는 어느 오후.

 늙고 커다란 암고양이가

 햇살 쏟아지는 툇마루에서

 낮잠을 잘 때, 그 옆에서


 벌러덩 누워 뒹구는 걸 좋아한다. 눈을 감고

 머릿속 온갖 상념을 쫓아낸 뒤,

 마치 내가 고양이의 일부가 된 기분으로

 고양이털 냄새를 맡는다. 


 고양이털은 이미 해의 온기를 잔뜩

 머금은 채, 생명이란 것의

 (아마도) 가장 아름다운 부분에 관해

 내게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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