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음식의 심리학」맛있게 차려진 흥밋거리

「음식의 심리학」 맛있게 차려진 흥밋거리




 이 책의 가치를 결정하는 길은 두 갈래로 나누어져 있었다. 첫 번째는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는 심리학을 앞세워 거의 가십 수준의 지식을 풀어내는 길. 두 번째는 삶과 밀접하게 맞닿은 식(食)을 심리학으로 파고들어 더 똑똑하고 지혜로운 삶의 기본 요소로 만드는 길이다. 지은이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글을 썼을지는 모르지만, 「음식의 심리학」은 첫 번째 방향에 조금 더 가깝다. 이 그릇에 담긴 심리학이 식생활에 얼마나 현명함을 더하는가, 하는 점보다는 흥미로운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점으로 책의 가치를 높일만하다. 

 예를 들자면 14쪽에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모험심이 강하고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사회적인 성격으로 남을 돕기를 좋아한다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 이를 읽었다고해서 사람을 만날 때마다 단맛을 좋아하는지 물어보고 나를 도와줄 사람인가, 하고 판단하진 않을 것이다. 같이 모험을 떠날 친구를 찾을 때 매운맛을 좋아하는지부터 물어보진 않는 일도 마찬가지다. 


단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남을 도와주기를 매우 좋아하며 사회적인성격의소유자로 통한다(바로 '스위트 하트'를 가진 사람들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곤경에 처한사람을 기꺼이 도우려는 자세는 짠맛 크래커가 아니라 초콜릿을 집는 사람들에게 유난히 두드러진다고 한다.

16쪽


 책의 지혜로움은 조금 떨어진다하더라도, 독자의 흥미를 자극한다는 건 쉽게 읽고 좋은 이야깃거리로 안성맞춤이라는 장점이 있다. 여자친구가 단맛을 좋아한다는 취향을 알았을 때 위와 같은 내용을 이야기하며 칭찬을 곁들인다면 꽤 훌륭한 대화 방식이 되지 않을까? 더군다나 인터넷에서 우후죽순처럼 만나는 가십보다는 과학적, 심리학적으로 증명한 이야기를 꺼내는 게 더욱 상대방에게 신빙성을 줄 수 있다. "인터넷에서 봤어" 라는 말과 "책에서 봤어" 라는 말이 주는 신뢰는 확실히 다르다. 


첫 번째 그룹에게는 건강한 식사에 대한 정보를 주고 식사 일기를 쓰도록 했다. 두 번째 그룹의 참가자들 역시 일기를 작성했다. 그런데 두 번째 그룹은 사전에 자신의 식습관 목표를 정하고 일기를 쓰게 했다. 예를 들면 "나는 과일을 먹는 사람", "나는 채소를 먹는 사람", "설탕을 피하는 사람" 등으로 표현했는데, 이는 그들을 '건강한 식사를 하는 사람'으로 보이게 했다. 세 번째 그룹은 아무것도 하지 않게 했다. 자신을 건강한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두 번째 그룹의 일원들은 그렇지 않은 두 그룹에 비해 목표행동을 대단히 성공적으로 이루었다. 

78쪽


 책의 목차를 보면 얼마나 많은 호기심을 자극하는지 면밀하게 보인다. 더도말도 덜도말고 딱 목차의 답변을 얻을 정도를 기대한다면 「음식의 심리학」은 기대에 부흥하는 책이다. 또한 호기심을 채우며 지식의 양을 늘리는 일을 그저 시간 떼우는 가십으로만 볼 순 없다. 지식이 곧 지혜가 되는 일도 종종있다. 

 

아이가 절대로 (그리고 이유도 없이) 안 먹겠다고 거부하는 음식을 자주 제공하면 먹을 가능성이 생긴다. 영국 심리학자 데이비드 벤턴은 부모가 자녀의 건강한 식사습관을 촉진할 수 있는 몇 가지 조언을 했다. "식사에는 감정이라는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 식사사간에 부정적인 대화 주제를 꺼내면 안 된다. 아이에게 특정한 음식을 억지로 먹으라고 강요하면 오히려 좋아하지 않게 된다. 

42쪽


음식의 심리학 - 8점
멜라니 뮐 & 디아나 폰 코프 지음, 송소민 옮김/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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