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시(詩)기적절 책읽는정오 2018. 2. 21. 22:18
노인을 돕는다는 것찰스 부코스키 오늘 은행에서 줄을 섰을 때 내 앞에 서 있던 영감님이 안경을 떨어뜨렸다 (다행히 안경은 안경집 안에 있었다) 영감님이 몸을 숙이는데 하도 힘들어 보이길래 말했다, "잠깐만요, 제가 주워 드리죠……" 하지만 내가 안경을 주웠을 때 영감님은 지팡이를 떨어뜨렸다. 반들반들 윤이 나는 까맣고 아름다운 지팡이. 나는 안경을 돌려주고는 지팡이를 주워 건네면서 영감님을 안심시켰다. 영감님은 아무 말 없이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돌아서서 앞으로 갔다. 나는 그의 뒤에 서서 기다렸다 내 차례가 오기를.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 찰스 부코스키 지음, 황소연 옮김/민음사
영화 책읽는정오 2018. 2. 15. 12:20
Google Play 영화 설날 기념 할인(1000원대) https://play.google.com/store/movies/collection/promotion_400223e_movies_LNY2018 구글 플레이에서 설날을 기념해서 영화를 할인하고 있습니다.본래 싼 가격이긴하지만 1000원대가 되니까 확실히 더 저렴하게 느껴지네요.평점 높고 재밌는 영화도 다수있어 긴 연휴 즐겁게 보내실 수 있을 거 같아요.1000원 이하의 영화 중에 재밌게 본 영화를 추천하며 끝내겠습니다. 어바웃 타임 (2013)다음 영화 평점 (8.6/10)로맨스/멜로/코미디 감독 : 리차드 커티스주연 : 돔놀 글리슨, 레이첼 맥아담스, 빌 나이누적관객 : 3,396,313명 블레이드 러너 2049 (2017)다음 영화 평점 (7...
글/하루 한 구절 책읽는정오 2018. 1. 31. 08:00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헤어진다는 것 헤어진다는 것은-서로 다른 노선의 전철에 각자의 몸을 싣는 것이다. 스칠 수는 있어도, 만날 수는 없다.205쪽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박민규 지음/한겨레출판
글/하루 한 구절 책읽는정오 2018. 1. 30. 08:00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편지가 지닌 무서운 힘 그건 그렇고, 편지란 참으로 신기한 전달수단이다. 편지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쓰는 사람의 마음이 고스란히 배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지도 않으면서 마치 걱정을 하듯 편지를 써서는 안 된다. 편지 봉투를 여는 순간 상대에게 거짓이란 것이 바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것이 편지가 지닌 가장 무서운 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 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훈아 옮김/소담출판사
글/하루 한 구절 책읽는정오 2018. 1. 29. 08:00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전쟁과 꽃 난 들꽃을 보면 전쟁이 떠올라. 전쟁 때 우리는 꽃을 꺾지 않았어. 꽃을 꺾는다면 그건 누군가의 장례를 치러주기 위해서였지... 작별을 고하려고...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문학동네
글/하루 한 구절 책읽는정오 2018. 1. 28. 08:00
「어린왕자」마음으로 보기 여우가 말했다. "그럼 비밀을 가르쳐줄게. 아주 간단한 거야. 오직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 왕자 - 생 텍쥐페리 지음, 김화영 옮김/문학동네
글/하루 한 구절 책읽는정오 2018. 1. 17. 08:00
「마음사전」 어둠 전등불을 갑자기 끄면 사방은 칠흑이지만, 이내 그곳에도 빛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사물들의 실루엣이 보이다가 사물들이 온전히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마음이 칠흑일 때, 차라리 마음의 눈을 감고, 조금의 시간이 흐르길 차분하게 기다린다면, 그리곤 점자책을 읽듯 손끝으로 따라간다면, 이내 사물을 읽을 수 있고,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밝음 속에서 읽을 때보다 더 선명하게, 온 마음으로 잘 읽힌다. 마음사전 - 김소연 지음/마음산책
글/하루 한 구절 책읽는정오 2018. 1. 16. 08:00
「후와후와」 갓 생겨난 지구처럼 갸르릉거리는 고양이 소리 듣는 걸 좋아한다. 갸르릉갸르릉 소리는 마치 멀리서 다가오는 악대처럼 점점 커진다. 조금씩 조금씩. 고양이 몸에 귀를 바싹 갖다대면, 소리는 이제 여름 끝자락의 해명海鳴 처럼 쿠루룽쿠루룽 하고 커다래진다. 고양이의 보드라운 배가 호흡에 맞춰 볼록해졌다가 꺼진다. 또 볼록해졌다가 꺼진다. 마치 갓 생겨난 지구처럼. 후와후와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비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