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하루 한 구절 책읽는정오 2018. 1. 15. 08:00
「나란 무엇인가」인간의 다양한 얼굴 우리는 지금까지 인간에게는 핵심이 되는 개성이 있으며, 그것을 오픈해서 살아가는 것이 성실한 삶의 태도라고 굳게 믿어왔다. 여러 해 동안 누군가를 사귀면, 우리는 그 사람의 본질을 훤히 아는 듯한 기분이 든다. 분할 불가능한, 개인 대 개인 관계의 모델이다. 그러다 보니 그 사람이 나 이외의 사람을 전혀 다른 얼굴로 대하는 것을 알게 되면, 배신당한 기분이 든다. '저 녀석이 저런 성격을 감추고 있었어!?', '저것이 저 녀석의 숨겨진 얼굴이었단 말인가!?' 라고. 그러나 우리는 신이 아니다. 나와 친한 사람이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갖고 있는 모든 얼굴을 알 수는 없다. 개인이 '나뉠 수 없는' 이유는 애당초 그리스도교의 신이 일자一者였..
글/하루 한 구절 책읽는정오 2018. 1. 13. 08:00
「소년이 온다」 인간은 우리에게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소년이 온다」95쪽 소년이 온다 - 한강 지음/창비
글/맞춤법 책읽는정오 2018. 1. 11. 13:00
많이 틀리는 맞춤법 쉽게 외우기 웹서핑을 하다보면 외우기 무척 쉬운 맞춤법임에도 굉장히 많은 사람이 틀리고 있는 걸 쉽게 목격한다. 뜻만 통하면 되는 게 글이 아니고, 올바르게 써야만 제대로 된 말을 지키며 소통을 이루는 길이기에 많이 틀리는 맞춤법 쉽게 외우는 방법을 적어봤다. 1. '몇일'(X) -> '며칠'(O) 가장 많이 틀리는 맞춤법이고, 가장 쉽게 외울 수 있는 단어다. '몇일'이라는 단어는 아예 없다. 어떤 경우에도 쓸 일이 없다. 무조건 '며칠'로 쓰면 된다. 특정 날을 지정하는 경우에도 '몇일'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는다. 무조건, 무조건 '며칠'이다. 예) 철수 생일이 몇일이지? (X)-> 철수 생일이 며칠이지? (O) 도대체 몇일동안 우승을 못한 거야? (X)-> 도대체 며칠동안 우승을..
글/하루 한 구절 책읽는정오 2018. 1. 11. 08:00
「나의 삼촌 브루스 리」 벅차서... 너무 벅차서... "그냥, 벅차서...... 너무 벅차서......" "뭐가?" "몰라. 그냥 가슴이 벅차서 자꾸 눈물이 나와." 나는 경희가 우는 게 지독한 최루가스 때문인지 아니면 경찰에게 질질 끌려가던 순간의 두려움과 수치심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가 느낀 게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다. 그녀가 운 것은 우리가 역사의 한복판에 서 있다는 감당할 수 없는 무게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 거대한 물줄기 앞에 서 있는 개인의 왜소함 때문이었을까? 그것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때 나는 깨달았다. 우리의 생은 그것이 무엇이 됐든 우리가 감당하기에 늘 너무 벅차리리라는 것을. 「나의 삼촌 브루스 리 2」 37쪽 나의 삼촌 브루스 리 2 - 천명관 지음..
글/하루 한 구절 책읽는정오 2018. 1. 10. 08:00
「마음사전」 마음에게 주는 음식 밥은 사람의 육체에게 주는 음식이라면, 차茶는 사람의 마음에게 주는 음식이다. 밥보다 차를 더 즐기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마음이 발달한 사람이다. 밥 한 그릇이 육체에게 에너지를 준다면 차 한 잔은 마음에게 에너지를 준다. 일하는 막간에 차 한 잔을 마신느 휴식의 시간은 마음을 쉬게 하고 그럼으로써 육체를 돌보게 해준다. 찻집에서 차 한 잔을 함께 마시지 않고, 식당에서 밥만 먹고 헤어지는 관계에는 온기가 없다. 식당만큼이나 찻집이 많은 우리가 사는 동네를 산책하면서, 마음이 만나는 것이 적어도 육체가 만나는 것 만큼은 소중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찻집의 간판을 보라. 식당의 간판은 아름다움을 추구하기보다는 명시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찻집의 간판은 여전히 아름다움 ..
책/권하는 책 책읽는정오 2018. 1. 9. 02:34
「소희의 방」 내 방에 누군가 들이는 일 어렸을 때 그랬다. 집에 들어오면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책을 봤다. 나 말고 아무도 들일 생각이 없었던 방안에서 혼자 책을 보는 시간은 특별했다. 결말이 보이지 않는 소설처럼 영원히 그 시간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책을 보는 일은 내세울만한 단 하나의 우월감이었고 누군가 그 우월감으로 가득싸인 방에 침범할까 겁나 영역을 지키는 짐승처럼 촉각을 곤두세웠다. 뫼비우스 띠에 발이라도 얹은 듯이 겉돌고 있었다. 의 주인공, 소희와 같은 열다섯 살이었다. 소희는 아빠의 죽음과 엄마의 재혼으로 고모 집에서 얹혀 사는 아이였다. 매사에 눈치를 보고 꿈인 것을 확인한 후에야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로 자란 소희는 이야기가 시작되며 엄마를 다시 만나고 굉장한 부자인 새아빠와..
영화 책읽는정오 2018. 1. 6. 13:18
영화의 완성도나 재미와는 별개로 눈길을 사로잡는 여주인공들이 있다. 영화 속 설정, 캐릭터, 배경 등과 함께 탁월하게 어울어져 한껏 매력을 뽐내는 주인공들은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된다. 우리 모두, 좋아하는 배우가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어떤 영화인지도 모른 채 관람에 나선 경험이 있지 않은가. 이번 포스트에선 영화 속에서 정말 예쁘게 혹은 매력 넘치게 나오는 여주인공들과 영화를 모아봤다. 당연하게도 흰 피부를 좋아하는 개인 취향이 많이 들어갔다. 이 포스트를 쓰는 이유가 된 여주인공이다. 처음 킹콩을 봤을 땐 영화의 재미와 함께 여주인공 나오미 왓츠의 미모에 감탄했다. 워낙 미모가 출중하기도하지만,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된 야생의 정글과 극중에서 나오미 왓츠가 유독 많이 입은 순백 의상의 대비가 ..
글/하루 한 구절 책읽는정오 2018. 1. 6. 08:00
후와후와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비채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은 넓은 목욕탕처럼 정적이 흐르는 어느 오후. 늙고 커다란 암고양이가 햇살 쏟아지는 툇마루에서 낮잠을 잘 때, 그 옆에서 벌러덩 누워 뒹구는 걸 좋아한다. 눈을 감고 머릿속 온갖 상념을 쫓아낸 뒤, 마치 내가 고양이의 일부가 된 기분으로 고양이털 냄새를 맡는다. 고양이털은 이미 해의 온기를 잔뜩 머금은 채, 생명이란 것의 (아마도) 가장 아름다운 부분에 관해 내게 가르쳐준다.